세월의 흔적과 인연
"언니 나 조금 있다 출발할께.."
1시간 가량이 지나자 동생 윤선이가 현관에 와서 벨을 눌러대고 있습니다.
"웅 그래 얼른 들어와라"
동생 윤선이 뒤에 초등학교 때 보았던 딸이 어느새 그녀의 키를 훨씬넘어 어른처럼 들어섭니다.
"언니 울딸. 고 1이야."
세월이 가는 것을 가장 잘알려주는 것이 아이들 크는 것이라고 하더니..
이렇게라도 오지 않음 만나지를 못할 것 같아서리..
그래 어느새 너 본지가 3년이나 넘었구나..
서로 잘 살고 있겠지 싶은 맘으로인연을 마음속에 넣어두고 꺼내보지 못하는 바쁨의 일상에서
잠시 멈추어 서로에게 다가갑니다.
한참은 지난간 이야기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
문득그녀가 딸에게 말합니다.
"지영아~엄마가 19살 때 만났던 언니냐... ㅎㅎㅎ"
그 말 끝자락으로 쏜살같이 시간이 꺼구로 날라갑니다. 그때 그시절로...
우리의 공동 목표는 열심히 1년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..
풋풋하기만 했던 19 소녀
말 한마디에도 얼굴이 발그스레 해졌던 소녀
성실하고 참한 느낌의 그녀는
몇몇 남학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곤 했습니다.
그중 욱하는 성격과 다듬어지지않은 외모를 가진 남학생은
그녀를 보기만 해도 좋다고웃으며 누나인 내게 고백했던 그 남학생은
우리가 대학을 다닐때 쯤... 한 모임에서 정식으로 고백했지만..
어느새 그녀는 담담하게 웃으며 거절하는 여대생으로..
그녀가 대학을 졸업하는 장소에도 같이 있어주고
그녀가 듬직하고 잘생긴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때도 같이 있어주고
그녀가 아이 둘을 낳아 부산으로 이사해 살 때도 방문해주고
그녀가 다시 서울로 올라와 대학원에 진학할 때도 이야기를 나눠주고
그녀가 내가 처음 작은 원룸으로 독립할 때 챙겨준 이쁜 밥그릇이 아직 식탁위에 올라오며
그녀가 어느날 문득 전화걸어 점심을 사달라고 할 때도 시간을나눠주고
그리고...... 어느새 그녀가 마흔을 넘어 일상에 잠시 여유속에도 같이 있어줍니다.
그렇게 그녀의 추억의 사진첩에 종종 등장하는 나의 모습에서도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.
인연 ...
이것은 하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에..
흐르는 세월에 흔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로를 쳐다보며 종종 함께 자리합니다.
인사동 어느 찻집의 풍경 폰카로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