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상의 흔적
울엄마 점남씨
허브향처럼
2013. 12. 31. 07:34
"내가 몇살이라고?"
벌써 11번째 물으신다.
"난 83살인줄 알았는데, 여적꺼지..
그럼 넌 몇살이니?"
나를 몇살에 낳았는지?
아니, 7명의 자식을 몇 살에 낳으셨는지 ?
점남씨의 기억에는 흐릿하게 떠오르지 않나보다.
세월 앞에서는 모든 것이 변하는구나.
그렇게 기억이 좋으시고,
흔트러짐이 없으시고,
흔들림이 없으시고,
개성이 강하셨던 점남씨
어찌보면
인생은 어느 시점부터는
되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.
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던 원래의 그 때로...
늘 습관처럼 화투를 잡으시고.. 몇가지 반복되는 종류의 오간을
무료함에서 하시는 줄 알았는데 ??
어제는 기억의 힘을 놓지 않으시려고 하시는 모습처럼 보였다.
어제 엄마 방에 걸린 사진을 유심히 보게 되었다.
졸업식 어느새 20년 전이다.
생가해보니 점남씨 그때도 60대 후반이었다.
그때 난 울 엄마가 아줌마 정도라고 생각했지, 노인이란 생각은 머리속에 없었던 것 같다.
세월은 우리곁에 잠시도 머물지 않고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가고 있구나.